뜻하지 않게 젠하이저의 이어폰 하나를 받게 됐다. 사용하던 오디오테크니카 ATH-CKB50 모델을 쓰던 와중에 비슷한 가격의 이어폰이라 뜻하지 않게 비교하는 글을 써본다.
커널형 VS 오픈형이 말이 돼? 일단 후기이니 만큼 제품샷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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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 로고가 돋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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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자연스러움 ㅇ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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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선을 의식한 L자형 플러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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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색펄. 빤짝이와는 다르다 빤짝이와는! |
박스샷이니 이런건 식상하니 패스. 중요한건 내실 아니겠는가? 딸려온 실리콘 캡은 귀가 작아서 과감히 투척! 아날로그형 볼륨조절기가 돋보인다. 화이트노이즈가 심하다면 리시버의 볼륨을 낮추고 기기볼륨을 올려 컨트롤 할 수 있을 듯 하다. 은색펄의 색상은 겨울에는 차가워 보일 순 있지만 이제 봄이니...실제로 보면 꽤 고급스러워 보인다. 외관은 이정도 하고 소리로 넘어가자.
우선, 나는 잡식성이다. Jay-Z 와 AC-DC가, 그 다음은 노라 존스가, 그 다음은 데이브 브루벡 쿼텟이, 그 다음에는 퀸이 나오는 신기한 재생목록을 보고있노라면, 힙합하는 친구들은 한 곳만 파도 시간이 없다고 핀잔을 늘어놓기도 한다. 여러 음악을 듣는 취향 때문에 플랫한 성향의 리시버에 목말라있는 본인이지만, 비싸잖아...
올라운드 성향의 사람들은 대부분 청량한 고음을 선호하는 것 같다. 클래식에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선율이, 대중음악에서는 보컬의 목소리가, 락음악에서는 하이햇의 청량감이 살아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오텍 제품은 꽤나 잘 맞는 편이었다. 물론 젠하이저 HD600 과 SRH940이 플랫한 음색으로 정평이 나있지만 청음만 겨우해 본 1人...
각설하고, 본격적으로 mx585의 소리에 대해 말하자면
스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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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mx580 |
전작인 mx580의 측정치(링크 : 골든이어스)들을 보면 오픈형임에도 불구하고 저음부가 굉장히 돋보인다. 이를 감안하고 이어폰을 개봉하자마자 들은 곡은 AC-DC의 "back in black".
하이햇과 기타의 디스토션 사운드에 목말라있었으나, 생각대로 드럼의 댐핑이 너무 커 고음을 감상할 만큼 소리를 충분히 키울 수 없는 느낌이었다. 사실 본인이 저음에 너무 민감한지라...(편향된 리뷰 죄송합니다.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그렇게 차를 타고 한 시간가량 이동하여 조용한 방에 도착 후 들은 음악은 J cole 의 2014 Forest Hills Drive. 음반을 통째로 돌렸다. 쇼팽이나 마이클부블레같이 편안한 음악을 놔두고 굳이 힙합과 락을 위주로 들은 이유는 피곤한 음악들이야 말로 저음성향의 이어폰에 대해 말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고음성향의 이어폰들이 초고음에 치우쳐 하이햇소리와 오버드라이브 기타 등등을 쏘아대면 그것대로 피곤한 소리도 없지만, 목소리를 듣기위해 키운 볼륨수준에서 쿵쾅대는 베이스 또한 사람을 피곤하게 하기 마련이다.
조용한 곳에서 두 시간을 넘게 음악을 들어보니 이거, 첫 감상은 나의 오판이었다. 지하철소리가 고음을 잡아먹었던 건가? 저음부는 젠하이저 답게, mx580의 핏줄답게 아름답다. 너무 저음으로 치우쳐 둔탁하지도 않고 너무 크게 키워 중음부를 잡아먹지도 않는다. 5만 원대의 가격이 믿기지 않는 완벽한 저음. 더군다나 이 녀석은 커널형도 아니고 오픈형이다! 오오 오픈형님 또한 너무 크게 부스트 되지도 않아 귀를 피곤하게 하지도 않는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음이 살아있다! 보통 중저가대의 이어폰들은 한쪽을 키우면 다른 쪽은 뭉개지기 마련인데(사실 한쪽을 키웠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이 녀석은 소리가 작긴 하지만 하이햇의 찰진 소리를 그대로 들려주고 있다. 보컬의 음색은 여자보컬을 들을 때는 따뜻하게, 남자보컬을 들을 때는 묵직하게 들려준다. 공간감 또한 훌륭하다. 저음은 묵직하게 뒤쪽에서 울리고, 고음은 헤드폰을 착용한 듯한 공간감을, 보컬의 음역대에서는 귀안에서 울리는 듯한 현장감을 들려준다.
클래식에서도 훌륭하다. 감상 곡은 쇼팽의 피아노콘체르토. 첼로의 음색을 정말 아름답게 살려준다. 부드럽게 퍼지는 첼로소리에 이곡이 첼로곡인가? 싶게 만든다. 물론 피아노는 부드럽다. 오텍의 제품이 피아노의 소리를 솔직한 도시여자처럼 들려준다면 이 제품은 수줍은 꽃소녀랄까?
그만 찬양하고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저음대역을 살려 의도적으로 튜닝한듯한 이어폰이다. "만들다 보니 어느 음역대가 듣기 좋더라". 식으로 여겨지는 5만 원대의 가성비 모델 중 현장감 있는 보컬과 묵직한 댐핑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라면 강력추천. 저음이 좋은 어중간한 10만 원대 모델을 찾는 분이라면 닥치고 Get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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